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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대기

직장생활의 위기는 언제오나

by 서호자 2023. 10. 3.

직장생활의 위기

10월은 주식 투기에 매우 위험한 달 중 하나다. 다른 위험한 달로는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2월, 12월, 8월, 2월이 있다. (마크 트웨인)
그럼 직장인의 위기는 언제일까. 입사 후 3개월, 1년, 3년, 5년, 10년 등등이 직장생활에 위기가 온다. 회사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우리 회사 오너이신 사장 당신 것이다. 물론, 주식회사는 주식을 많이 가진 사람, 과반수를 가진 사람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맞다. 대부분 주식을 사장님이 들고 계신다. 외국과 비교하면 그 영향력은 더 심한 것 같다. 솔직히 사장 제 맘대로 한다. 그러면 나는 능동적이 아닌 소극적으로 일하고 문제 생길 여지가 있는 것은 회피하고자 한다. 문제만 생기면 불러가서 혼난다. 관리 똑바로 하라고 꾸중을 듣는다. 이런 것을 피하고자 일부 직원은 자기 일을 나누어 준다. 같은 부서의 일은 자신의 앞, 옆 사람에게 시키고, 부서 간 경계가 모호한 일을 관련 부서 담당자에게 짬밥으로 밀어붙여서 일을 시킨다. 이런 사람은 공은 자기가 들고 가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일을 한 사람에게 부여한다. 이런 사람들이 또 윗사람들에게는 아리가또(Grease one's palm, 손 비비기, 아부&아첨)를 정말 잘한다. 윗사람은 밑에 사람이 어떻게 일을 하던 자신에게 손해만 끼치지 않으면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오히려 일 잘했다고 칭찬한다. 나는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한 번은 당해준다. 그러나 두 번째부터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내가 왜 하냐고 강력하게 말한다. 그러면 다시는 나에게 애매한 일을 시키지 않는다. 직급이 높다고 한번 넘어가면 계속 시킨다. 자신이 일이 아닌 일이 당연하게 내 일로 되는 것이다. 호의를 베푼 것이 나중에 당연한 내 일이 되는 것이다.

그래, 니가 보스다.

내가 구매에서 일할 때, 업체선정을 하기 위해 업체 두 군데를 방문했다. A 업체와 B 업체가 있었으며, 가격 경쟁력이 좋은 A 업체에 물건을 발주하기 위해 보고서를 작성하여 팀장님 결재를 받았다. 팀장님은 그 결재서류를 가지고 사장님께 결재를 받으려고 했으나, B 업체 회장님과 우리 회사 회장님이 서울대 동문도 아니고, 서울대에서 하는 경영업 관련 수업이 있는데 같은 기수라면서 B 업체로 발주를 내라고 하신다. 그 수업은 아마도 돈만 내면 아무나 받을 수 있는 수업이지 싶다. (학위를 받는 것도 아니고, 돈 많은 사람이 서울대라는 이름을 가지고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어이가 없다. 입찰서류 다 받아놓고, 보고서 쓰고 결재받는 도중에 회장님 말 한마디에 업체선정이 뒤바뀐다. 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이 회사는 제 것이니깐. 나는 “네. 알겠습니다. 얼른 바꾸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뒤처리를 한다. 입찰을 받으면 공정하게 해야 하는데 누구 입김으로 이런 게 바뀌는 순간 여러 사람이 입김을 부는 경우가 발생한다.

납기는 나의 생명과 동급이다.

생산을 담당하게 되면 납기에 문제가 많이 생긴다. 어떻게 해서든 납기를 맞추란다. 발주처에서는 물건을 제때 납품하지 못하면 지연배상금(LD)을 부과한다. 자기들이 발주 늦게 주고, 도면 늦게 승인해주고, 각종 절차서 늦게 해준 것은 기억 안 한다. 납기 못 맞추면 업체 잘못으로 인가한다. 발주처에 발주 내는 놈하고 납기관리하는 놈이 다르다. 서로 내몰라고 하니 업체만 죽어난다. 그리고 제작품을 검사할 때는 3rd party (제삼자, 즉 용역업체)를 이용한다. 검사하는 사람 업체에 용역을 맡겨 검사한다. 그러면 이런 사람들도 자신이 Accept(승인) 해준 물품에 추후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져야 하므로 제품에 크게 문제없는 것도 사사건건 잡아내서 자신의 성과로 만들면서 납품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발주처 P사에서 검사용역을 받은 업체도 우리 회사의 갑이 되는 것이다. 군대에서도 군인 부인들의 서열이 남편들 직위에 따라간다고 한다. 부인들끼리 모이면 부인들 나이순으로 정리하는 게 맞지 남편들 계급에 따라가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시간이 흘러 내가 그 회사를 나올 때쯤엔 그 검사용역업체가 우리 회사의 검사용역을 맡기 시작했다. 우리 회사를 을로 보던 회사를 갑으로 봐야 하는 검사 용역회사로 변한 것이다. 이런 일은 회사 내부에서도 발생한다. 내가 신입일 때, 회사 팀장님이 기가 좀 세셨다. 아침마다 회의해서 신입 3인방(나포함)을 조졌다. 자신이 하는 일 브리핑하고 잘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물으시고, 문제가 발생할 만 것을 족집게처럼 찾으셔서 우릴 갈구셨다. 그 1년이 나를 다시 군대 이등병 생활로 간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 신입 3인방 중의 한 명이 나중에 한국에 전기를 공급하는 공기업회사에 이직한 것이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그 직원이 내가 다니던 회사 감사를 왔고, 그 팀장과의 미팅시간에 기가 센 구, 팀장을 갈구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회사생활에서 갑과 을의 관계는 그 회사를 떠남과 이직을 함으로써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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