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성과급
경기가 좋을 땐 성과급을 주는 회사도 더러 있다. 대기업은 당연할 순 있지만, 중소기업, 중견기업에는 성과급을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다.
나도 회사에 다닐 때, 성과급을 받았다. 성과급은 보통 차등지급이다.
기준을 100%로 봤을 때, 잘하면 최대 130%, 못하면 90%로 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잘하고 못하고를 무슨 기준으로 할까? 큰 사고를 치지 않는다면 말 잘 듣는 사람에게 잘한다고 평가할 것이다. 이것도 문제다. 일 많이 하고 성과 많이 낸 사람을 줘야 하는데 결론은 말 잘 듣고, 시키는 거 군말 없이 하는 사람이 잘한다고 평가를 받는다. 물론 특출나게 손바닥 비비기(grease one’s palm, 일본말로 고마워요)를 잘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또 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보다는 보고서 결재받을 때, 정말 성심성의를 다해 설명하고, 공손하게 잘하는 사람을 봤다. (나는 절대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이런 사람들은 130% 받을 가능성이 큰 것은 나도 안다.
내가 회사 다닐 때 1년에 한 번 연말에 성과급을 지급했다. 90%를 받아봤다. 장난 아니게 기분 나쁘다. 성과급 100% 기준이 월급의 300%이다. 성과급 기준금액이 사원, 대리도 1000만 원이 넘는다. 10%만 적게 받아도 10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개인적으로 성과급 차등지급은 긍정적이기보단 부정적인 것 같다. 성과급을 차등지급하면서 서로의 경쟁을 일으켜 성과를 높이겠다는 취지인 것은 알겠으나 일이란 것이 각자 다른 일을 하는데 절대적 평가로 그 사람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각자 개인은 다 남보다 내가 더 열심히 했다고 생각을 하나 평가를 받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없어진다. 성과급을 적게 받는다면 오히려 회사에 증오심(?)이 커질 뿐이다.
나도 90%의 성과급을 받았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우리 부장님의 대답이 더 싫었다.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성과급 90% 받은 사람들에게 이유를 설명하셨다. 나는 자기평가를 했는데 자기평가 점수가 낮아서 부장님도 나에게 낮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다. 그때 자기평가 점수가 80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이때 사회에 불만을 안 가질 수가 없었다.
나만 억울한 인생의 상대적인 절대평가
나는 좋은 말로 솔직하다. 안 좋은 말로 눈치가 없다고 해야 하나?
대학 다닐 때 동아리 활동할 시절. 연말에 여기도 자기평가가 있었던 것 같다. (20년 전일이지만 아직도 기억이 난 다) 나는 별 생각 없이 설문지에 보통에 점검하고 한두 개 정도는 우수 정도에 점검했더니 70점이 나왔다. 강당에 모여서 동아리 회장님이 자기평가 내용에 대해 말씀하신다. 자기평가 1등이 70점이라고…. 부끄러웠다. 동아리 생활을 내가 평가해도 남들보다 헌신적으로 한 게 없는데 눈치가 없었던 것인지 생각이 없었던 것인지 너무 솔직한 것인지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겸손한 것인지 내 자체평가 점수가 1등이라니….
공무원 시절 일 년에 한 번 과장님이 직원들 평가점수를 줘야 한다. 공무원도 1년마다 한 번씩 성과급을 지급하고 그 성과급의 기준이 되는 과장님의 직원 평가점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과장님이 개별적으로 평가점수를 보내주신다. 나의 점수는 99. xx 점이었다. 거의 100점이었다. 순간적으로 이게 어떻게 평가되어서 성과급을 분별 있게 줄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동기에게 물어봤다. 주사님은 몇 점 받았냐고 그리고 그 대답을 듣고 난 황당했다. 그 점수는 100점이었다.
초등학교 다닐 땐 분명 90점 이상이면 ‘수’이고 80점 이상이면 ‘우’였는데 우나 수나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에 따라 점수가 다 다르게 평가를 받는구나! 이것이 사회생활이라는 순진한 나의 한탄이라고 해야 할까 99점이 낮은 점수가 될 때도 있고, 70점이 1등 점수가 되기도 한다. 사회생활과 상황파악을 못 하는 나의 잘못으로 넘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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