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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대기

자동차 검사원으로 새출발하기

by 서호자 2023. 10. 3.

중소기업의 현실

부동산 경매를 그만둔 후 직장도 다시 다녀봤지만, 중소기업의 현실은 참혹했다. 조그만 업체다 보니 중구난방식의 일 처리, 서로 자기 일 아니라고 타부서에 일을 미루고 있다. 매일 싸움판이다. 품질부서 사람들도 다 나가서 7명 있었던 직업이 0명이고, 구매도 다 나가고 여직원 1명만 일하고 있었다. 진짜 개판 5분 전이다. 거기다 협력업체에서는 미수금이 많아서 이 회사 발주 자체를 받으려 하지도 않고, 일감을 갖다 줘도 미수금 안 주면 일 안 한다는 말뿐이다. 사장은 매일 아침 팀장급, 차장급 불러서 납품 빨리 왜 안 해서 발주처에서 돈을 왜 못 받았냐고 매일매일 2시간씩 쫓는가. (8시간 근무시간인데 사장 제 하고 싶은 말로 2시간을 때우는데 언제 일하냐?) 사실, 사장이 협력업체에 돈을 안 주니깐 제품이 완성이 안 되어 납품을 못 해 돈을 못 받는데 직원들만 쫓는가. 발주처에서는 왜 맨날 납품 일자 못 맞추냐고 닦달이다. 이런 회사 더 다닐 필요가 없다. 또 정신적 혼란이 온다. 또 내 인생 설계를 다시 짜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

자동차검사원으로 새출발

시간은 흐르고 나이는 차고 그러던 중에 옛날 생각이 난다. 옛날 군대에서 선임이 자동차 검사하면 한 달에 150만 원 벌 수 있다고 한 것 같다. (2002년 정도로 기억한다) 지금은 얼마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 번 알아보기로 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정비 자격증과 검사자 격증이 정비 자격증으로 통합되었다. 그럼 나는 기존 자격증으로 자동차검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자리는 어디서 구하나 등등을 확인해 보니 교차로나 사람인 같은 구직사이트에서는 이런 직업 공고가 거의 없다. 건설이나 자동차검사, 전기 쪽은 그들만의 구직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울산에 있는 모 공업사에 전화를 걸어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은 봤는데 검사원을 하려면 자격증에 교육까지 이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파악한 것이다. 교육은 경북 상주. (현재는 김천으로 이전) 전국에 교육소가 한 군데밖에 없다. 그것도 일주일 동안 교육받아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면접을 보면서 그 공업사에는 취직이 안 되겠지만 자격증과 교육만 이수하고 기다리면 일자리는 있겠다는 생각에 교육신청을 바로 하고, 교육을 수료하였다. 30대 말에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나는 어제 대학을 졸업한 지 10년 넘은 신입이 되는 사원이 되는 것이다.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 일을 배워야 한다. 처음부터 새로운 맘으로 시작해야 한다. 월급도 새롭다. 최저시급보다 조금 더 받는다. 왜냐하면, 나는 신입이니깐.

새마음, 새출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새로운 일은 한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는 뜻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나이를 떠나서 처음부터 배우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 그리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사회생활에서는 나이가 많으면 뽑아주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막내로 가는데 막내보다 나이가 많으면 뽑지 않는 불문율같은 곳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진 것을 버려야 한다. 내가 엔지니어이고, 많은 권한을 가진 관리자였지만 그것을 버려야지만 오로시 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입사할 때는 ‘기회만 주신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모드(mode)이지만 입사하면 ‘내가 일을 얼마나 많이 하는데 아무도 안 알아주네.’ 모드로 넘어간다. 아직 이 일에 대해 조언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냥 도전해 본다. 해보고 다시 아니다 싶음 나중에 다시 결정해도 늦지 않다. It doesn't hurt to try. 밑져야 본전이다.
하지만 일자리가 많지는 않다. 사람인이나 잡코리아 등에는 일자리가 거의 없다. 자동차검사원에 특화된 사이트가 있다. 거기에서 구인활동을 해야 직업을 구할 수 있거나 아님 이미 이 일을 하고 있는 선배의 알선이 필요하다. 기다리다가 새로운 공고 뜨는 것을 보고 지원했다. 사장님입장에서는 신입이 좋다. 어차피 같은 값이면 싼 게 좋지 아니한가. 신입은 싼 맛에 좋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는 피곤하겠지만 일을 가르치는 수고스러움이 필요하다. 아무튼 누구든 초보시절은 있다. 그냥 비벼보자. 회사생활도 잘 해냈는데 사회생활 경험은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