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사실 정비공장에서 나와서 실업급여신청을 해놨기 때문에 8개월이라는 시간이 내 편이 되어주었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나는 11시쯤 일어나서 아점을 먹고, 12시부터 5시까지 5시간 정도를 공부했다. 그리고 저녁 먹고 2~3시간 정도 공부했다. 학원에서 말하는 10시간 넘게 공부는 인간으로서 할 수 없고, 특히나 나이 39살의 나에게 못 할 짓이었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5~6시간 정도 꾸준히 공부했다. 늦은 나이에 책가방 메고 집을 나서는 나를 보고 부모님은 다 커서 무슨 공부를 하나라고 의문을 가지셨다. 백수니깐 집에 있기 뭐해서 가방 들고 나가나 생각하셨나 보다. 내가 공무원 준비한다고 말씀을 안 드렸기 때문이다. 공부하기 시작하고 3개월이 조금 지난 시점에 내가 공무원 준비한다는 것을 알게 되셨다. 그것도 우리 숙모를 통해서였다. 사촌 동생이 있어 시골에 가끔 놀러 갔었는데 거기에 내가 발설한 내용을 숙모가 엄마에게 전달한 것이다. 물론 엄마는 공부하는 나를 말리지는 않으셨지만 합격한 후에는 ‘네가 무슨 공무원시험을 친다고? 20대도 다 떨어지는 공무원시험을?’이라고 말씀을 몇 번 하셨다. 우리 집에서 나는 거의 미운 오리 새끼 비슷한 존재이다. 현재까지도….
독학으로 공무원 도전하기
그럼 공부는 어떤 방법으로 했냐면 우선 학원을 알아봤다. 부동산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할 당시에는 나는 내가 살던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가서 수업을 들었다. 유튜브에 나와 있는 서울 강사를 이용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도 있었지만 직접 가서 듣고, 여러 정보도 얻고자 오프라인 수업을 선택했다. 강의의 질은 확실히 온라인 강의가 좋았다. 공무원 기술직 동영상을 신청하려니 70만 원대였다. 책까지 사면 초기비용이 약 100만 원이 필요했다. 계리직 공부할 때 한국사 강의는 이미 한 번 들었고, 국어는 한국말이니깐 유튜브로 모르는 부분만 보고, 영어는 강의없이 셀프공부를 하기로 했다. 문제는 전공과목이었다. 전공과목만 동강을 신청할 수는 없다고 해서 고민을 했다. 결론은 동강없이 셀프공부를 선택했다. 대부분이 무리한 결정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의 선택은 미달도 나오는데 70점을 목표로 셀프공부를 선택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동영상 강의를 듣는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련과 방황은 잠시, 40살에 합격한 공무원시험
공부를 하다 보면 시련이 찾아온다. 장기적으로 공부를 하다 보면 어제 본 내용이 기억이 안 나고 안 외워지고, 외울 것도 생각외로 많고, 어느 정도 공부해 보고 모의고사를 풀어보면 40점대가 나온다. 계속 공부하면 점수가 오를까. 여기서 멈추어야 할까. 모든 수험생이 한 번쯤 느껴 볼 만한 생각이다. 목표는 정해졌다. 70점만 받으면 합격할 수 있다. 그리고 자격증 취득하면 플러스 5점이니 할 만하다. 국사는 요약집으로 공부하고, 그 내용을 축소하여 내가 시대별로 정리해서 공책에 정리하고 여러 번 반복했다. 국어와 영어는 언어이므로 국어는 문법 집 위주로 보고, 나머지는 수능과 비슷한 유형이 많으므로 연습문제를 많이 풀어보려고 했다. 전공과목도 이론보고 연습문제 반복해서 풀어보면서 공부했다. 공부라는 것은 이론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서 자신의 공부를 평가해 보고, 여러 번 반복하면서 완성하는 시행착오법(trials & errors)라고 생각한다. 다 맞힐 필요도 없다. 70점이 목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5과목 평균 67점을 받고, 추가점수 5점을 받아서 72점으로 합격했다. 이미 여러 군데어서 취업을 한 나는 면접을 앞두고 있지만 큰 문제가 없었다.
면접은 많은 경험이 있어서 별다르게 준비할 것은 없었고, 작년도 질문내용을 검색해보고 혼자서 자기소개 1분 정도 준비했더니 별문제 없이 최종합격하였다. 하지만 공무원이 되고 6개월이 지난 나는 의원면직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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