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일대기

대기업과 중소기업

by 서호자 2023. 10. 3.

대기업과 중소기업

회사를 처음 선택할 때 거의 모든 사람이 대기업을 선호할 것이다. 좆소기업을 형편없는 중소기업으로 말할 정도로 중소기업 기피 현상은 확연하다. 공부 잘 하는 사람 먼저 대기업에 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중소기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나중에 대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아는 입사 전 많이 생각했다. 입사를 하고 몇 년 직장생활을 하니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러나 나는 할 수 없었다.
첫 번째 의지박약이다. 경력을 쌓아 더 좋은 곳으로 옮겨야 하나, 사실 대기업 한 군데 빼고 이직할 곳도 없고, 회사생활에 익숙해져서 이직의 필요성을 크게 못 느꼈다.
두 번째, 오퍼 자체가 없었다. 나는 생산관리직 역할을 했다. 생산이나 품질부서는 회사 전체로 봤을 때는 인재들이 아니다. 최고의 인재 집단은 설계부서이다. 그다음은 PM(사업관리)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설계는 제품에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도면을 그리게 되므로 큰 회사에서도 호출할 가능선이 크다. 그리고 사업관리도 모든 부서를 총괄하고, 프로젝트 진행을 발주처와 협의하여 진행하는 부서이므로 같이 일했던 대기업에서 호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생산과 품질 등 현업부서는 대기업도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를 뽑아서 육성하면 된다. 굳이 작은 회사에서 일한 사람을 경력직으로 뽑아 올 이유가 없다. 큰 장점이 없는 부서이다. 나는 구직 시 사실 설계 관련 직종에 거의 지원을 하지 않았다. 대학교 4학년 시절에 컴퓨터를 많이 하다 보니 모니터에 글씨가 뿌옇게 보였다. 그 이후로는 설계에 지원하지 않았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설계했으면 출하하지 못한 기자재가 얼마나 많을까. 설계 잘못하면 여러 사람 고생한다. 나의 결정으로 인해 여러 사람 고생 안 시켜서 좋다.

여담 : 압존법

여담이지만, 좆 좇소라는. 드라마를 보면 정말 중소기업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생은 영화같이 잘 만들어 놓은 작품이라면 좆 좆 소는 열악한 중소기업을 정말 잘 묘사하고 있는 저예산 드라마이다.
압존법이라고 국어에 법칙이 있다. 압존법은 문장의 주체가 화자보다는 높지만, 청자보다는 낮은 경우에 주체를 청자보다 많이 낮춰 말하는 어법이다. 예로 할아버지, 아버지, 나 이렇게 있을 때, 나는 할아버지 앞에서는 ‘아버지 오십니다’가 아니라 ‘아버지 옵니다.’라는 표현이 맞다. 할아버지는 아버지보다 가족 직렬이 높으신 분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적용을 어떻게 할까? 차장이 사원과 대화를 한다. “과장님이 어쩌고저쩌고…….”
차장이 사원에게 묻는다. “차장이 높아? 과장이 높아?” 압존법을 써야 한다고 사원에게 말한다. 하지만 국어 문법상에는 회사 안에서는 서로 존중의 의미로 차장님 앞에서도 과장님이라고 칭하는 것이 맞다. 왜 여기서 이런 말이 나왔지? 나는 틀린 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회사에서는 압존법을 안 쓴다는 것이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다.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봤다.